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42.195'에 해당되는 글 14건

  1. 서른 번째 생일을 맞이하여 (2) 2011/05/24
  2. 선물 to 미 2010/10/06
  3. 나에게 박수 2010/09/16
  4. 연구계획서 2010/03/22
  5. 개강 2010/03/06

오늘은 내 생일이다.

쑥스러운 탓에, 원래 생일은 잘 안 챙겨 왔으나 작년에는 20대의 마지막이니, 올해는 30대의 처음이니 조금은 신경을 써서 생일을 챙겨 왔다. 부러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를 가지기도 하고, 축하를 해주면 겸연쩍해 하지 않고 씩씩하게 축하를 받았다.

서른 번째 생일을 맞이하는 기분은, 글쎄...

서른 살이 되면서 하루가 24시간이라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시간은 참으로 빨리 가고, 하루가 저물면 그만큼의 피로가 몰려와서,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외치며 한창 때의 파이팅을 되뇌며 책상에 앉지만 금세 꾸벅꾸벅 졸다가 이내 포기하고 잠을 청한다.

하루 밤을 새면 이틀은 쉬어야 하고, 몸은 마음의 속도를 좀처럼 따라가지 못한다. 나의 서른살은 그러한 중력의 무게를 받아들여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한 와중에,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구별하여 중요한 것을 적절한 타이밍에 노력해서 완성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순서를 미루거나 마찬가지로 적절한 타이밍에 과감하게 포기하는 방법들을 배워나가고 있다.

어찌보면 조금 씁쓸, 쓸쓸한 모습이다.

하지만 그와는 상대적으로 내 주변을 둘러보며 감사함을 느끼기도 한다.

내가 좋아하고, 응원하고, 감사해 하는 좋은 사람들. 그냥 있는 것 자체가 든든함이다. 서로 다른 길을 걷다 가끔 등을 기대고 쉴 때면 새로운 힘이 난다.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에서 가끔 뒤를 돌아보면 보이는 몇몇 이정표들, 모두 빛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미소를 짓게 된다. 열두 시가 되어 생일을 맞이한 순간, 축하 메시지를 보내주는 당신의 기다림과 마음 씀씀이가 깊은 충만함을 느끼게 한다.

앞으로 내 삶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궁금하고 또 두렵기도 하다. 고민하고 불안해 해봐도 도무지 답을 미리 알 수 없어서 나는 현재에 충실히 최선을 다하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을 방법으로 택했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삶을 바라보고 지금 주어진 것에 감사할 줄 아는, 지혜롭고 슬기롭고 무엇보다 유머를 간직한 채 삶을 대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배 안 나온 사람도 되고 싶고.

제법 괜찮은 하루 보내기를. 생일 축하한다, 강군.


2011/05/24 01:33 2011/05/24 01:33

선물 to 미

from 42.195 2010/10/06 00:03
학부 막바지 때, 교내 생활도서관 서평대회에서 1등을 해 도서상품권 10만원 어치를 받은 적이 있다. 무엇에 쓸까 고민을 하다가 대학원 진학이라는 목표를 이룬 기념으로 나에게 선물을 하기로 했다. 그때 가장 갖고 싶었던 슬램덩크 애장판을 구입! 한 권 한 권 넘겨가며 마음을 되새겼더랬다.

올해 초 졸업과 입학을 겪으면서 나는 나에게 선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만큼 마음이 바빴던 걸까, 조촐한 졸업식을 마치고 부모님과 식사를 하고 사무실로 들어가기 전, 근처 카페에 앉아 아메리카노를 한 잔 마시며 다이어리에 적었던 감회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공식적으로 야간 근무의 틀에서 벗어난 날, 집 근처 헬스클럽에 등록하는 것으로 스스로에게 선물 하였다. 이제 짧으면 이 동네에서 4개월 남짓 더 머무르게 된다. 그 뒤에 어떻게 될지 아직 예상하기 힘들지만 어쨌든 그 때까지 그동안 못 누린 것들을 최대한 많이 누리려고 한다. 거의 2년 만인데 코치님은 내 얼굴과 조교 생활을 했던 예전을 비교적 정확히 기억하고 계셨다. 첫 마디는 "살이 왜 이렇게 많이 쪘어요?" -_-

오랜만인지라 런닝머신에서 천천히 걷고 뛰는데, 왜 이렇게 신이 나던지.

무척 오랜 기간동안 누리지 못했던 시간이기에, 일시적인 해방감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가슴이 두근두근 뛴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고, 저쪽에 입이 있다면 이쪽에도 입이 있다.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2010/10/06 00:03 2010/10/06 00:03

나에게 박수

from 42.195 2010/09/16 02:35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역을 하면서 나는 달리기를 계속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틈나는 대로 달리러 나갔던 시간들은 차츰 줄어갔지만
나는 아직 한여름의 아스팔트 위를 달리며 흘리는 땀이
언젠가 나에게 약이 될 것이라고 굳게 믿었던 군시절을 종종 떠올린다.

전역 후, 처음 참가했던 마라톤 대회에서 결승선을 앞두고 나는,
지금 아무도 나에게 박수를 쳐주지 않지만 스스로라도 박수를 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이 사진을 볼 때면 뻘쭘함 속의 어떤 꿈틀거림이 떠오른다.

나에게 박수,를 다시 한 번 보낸다.


기다리던 소식을 드디어 접했다. 선정 되었다.


2010/09/16 02:35 2010/09/16 02:35

연구계획서

from 42.195 2010/03/22 02:12
1) 연구의 목적 및 필요성
2) 연구내용 및 방법
3) 기대효과 및 활용방안
4) 기타 연구사항

이루기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비교적 빨리 깨달았지만, 내가 쓴 글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런 마음으로 첫 번째 페이퍼를 썼다.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고, 그땐 다소 낙담했으나 시간이 지나고 오히려 축복이라 할 수 있는 것은 그런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기회 자체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평일 중 매일 여덟 시간 노동을 하고, 그 중 삼 일은 세 시간의 수업을 듣고, 수업을 듣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자료를 읽는데 보내고, 삼 주에 한 번 정도 여섯 시간 노동을 더 하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다. 나는 여러 싸움을 하고 있다. 시간과의 싸움, 습관과의 싸움, 체력과의 싸움, 결국은 내 안에 깊이 자리한 게으름과의 싸움.

스스로에게 부여했던 한 달 간의 적응기간을 더 늘려야 할지도 모르겠다. 자꾸 뒷걸음 치게 되지만 강하게 기대하고 있는 것은 이렇게 부딪히면서 차츰 익숙해져 가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기 위해 자꾸만 부딪힐 것이다. 그리고 나는 믿고 싶다.

세상은 더 나아질 수 있다고.



2010/03/22 02:12 2010/03/22 02:12

개강

from 42.195 2010/03/06 03:29
개강 첫 주를 보냈다. 단지 수업에 참석했을 뿐인데도 한 주가 금세 지나가 버렸다. 오전 등교 오후 출근 / 오전 출근 오후 등교 후 다시 출근의 스케쥴도 어쨌든 무사히 잘 치렀다. 여기에 리딩과 발제가 더해지면 하중은 더 커질 것 같아 초큼 많이 부담은 된다.

번역본 리딩이 허용되는 세미나에서 번역본을 구한 원서 제본을 무더기로 취소했다. 예전 같으면 원서도 사고 번역본도 구했겠지만, 원서를 자주 넘기게 될 확률과 그나마 번역번을 완독할 확률이 비슷한 상황에서 무리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세미나들은 모두 마음에 든다. 필요한 분야/낯선 분야/좋아하는 분야로 구분할 수 있겠는데, 각 분야들이 관심사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고, 선생님들도 좋다. 오랜만에 수업을 들으려니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되고 힘이 들어가게 되는 것을 느낀다.

수업 외에도 즐거웠던 것은 꽤 오래 만나지 못했던 지인들을 만났던 것이다. 짧게는 잠시, 길게는 식사도 차도 함께 나누면서 밀린 근황도 묻고 회포도 풀고. 다음을 기약하기도 하고.

가끔, 너무 멀리 와 있는 것은 아닌지, 너무 많은 무게를 짊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득해질 때가 있다. 가끔은 짐짓 마음이 앞서기도 하고 때로는 몸이 신호를 보내오기도 한다. 그럴 때면 나는 문득 이런 순간들을 너무나 간절히, 때로는 막연히 그리고 바랬던 예전의 어떤 순간들을 떠올리게 된다.

잘 할 수 있다, 해낼 것이다, 라는 의무감을 내포한 말 보다는 "잘 하고 싶다"라는 말로 시작해 보려고 한다.


4월 4일 레이스를 위해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2010/03/06 03:29 2010/03/06 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