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 생일이다.
쑥스러운 탓에, 원래 생일은 잘 안 챙겨 왔으나 작년에는 20대의 마지막이니, 올해는 30대의 처음이니 조금은 신경을 써서 생일을 챙겨 왔다. 부러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를 가지기도 하고, 축하를 해주면 겸연쩍해 하지 않고 씩씩하게 축하를 받았다.
서른 번째 생일을 맞이하는 기분은, 글쎄...
서른 살이 되면서 하루가 24시간이라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시간은 참으로 빨리 가고, 하루가 저물면 그만큼의 피로가 몰려와서,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외치며 한창 때의 파이팅을 되뇌며 책상에 앉지만 금세 꾸벅꾸벅 졸다가 이내 포기하고 잠을 청한다.
하루 밤을 새면 이틀은 쉬어야 하고, 몸은 마음의 속도를 좀처럼 따라가지 못한다. 나의 서른살은 그러한 중력의 무게를 받아들여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한 와중에,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구별하여 중요한 것을 적절한 타이밍에 노력해서 완성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순서를 미루거나 마찬가지로 적절한 타이밍에 과감하게 포기하는 방법들을 배워나가고 있다.
어찌보면 조금 씁쓸, 쓸쓸한 모습이다.
하지만 그와는 상대적으로 내 주변을 둘러보며 감사함을 느끼기도 한다.
내가 좋아하고, 응원하고, 감사해 하는 좋은 사람들. 그냥 있는 것 자체가 든든함이다. 서로 다른 길을 걷다 가끔 등을 기대고 쉴 때면 새로운 힘이 난다.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에서 가끔 뒤를 돌아보면 보이는 몇몇 이정표들, 모두 빛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미소를 짓게 된다. 열두 시가 되어 생일을 맞이한 순간, 축하 메시지를 보내주는 당신의 기다림과 마음 씀씀이가 깊은 충만함을 느끼게 한다.
앞으로 내 삶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궁금하고 또 두렵기도 하다. 고민하고 불안해 해봐도 도무지 답을 미리 알 수 없어서 나는 현재에 충실히 최선을 다하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을 방법으로 택했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삶을 바라보고 지금 주어진 것에 감사할 줄 아는, 지혜롭고 슬기롭고 무엇보다 유머를 간직한 채 삶을 대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배 안 나온 사람도 되고 싶고.
제법 괜찮은 하루 보내기를. 생일 축하한다, 강군.


배 안나온 사람...이 가장 인상적인 말.
가장 절실한 소망!ㅎ